오키나와 소바보다는 제주 고기국수가 '아시비우나' 바다 갈증

오키나와에도 제주 고기국수처럼 돼지고기를 얹은 소바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러나 먹어 본 사람마다 영 평이 좋지 않아 안먹을 작정이었다. 그러다 알게된 오징어 먹물 소바 맛집. 평소 오징어 먹물을 몹시 좋아하는 나이기에 그건 꼭 먹어보고 싶었다. 오키나와에서 처음 들러보게 된 관광객용 맛집 '아시비우나'. 역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객용 맛집은 내맛이 아니라는 확신만 얻고 돌아온 뼈아픈 경험이었다.  

오징어 먹물 소바로 유명한 '아시비우나'는 슈리 성 쪽에 있는 맛집이다. 대개 호텔이 모여있는 나하 중심가와는 떨어져 있지만 나하에 오면 으레 들리는 관광 코스인 슈리 성 쪽에 있어 겸사겸사 들르게 되는 곳인 듯 하다. 대개 목적이 슈리성, 그 참에 밥이라면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슈리성을 잠깐 보자며 슈리역으로 향했다.

나하의 모노레일은 첫 역이 공항이고 마지막 역이 슈리역이다. 다른 노선도 없고 끝에서 끝까지 30분 정도면 가기 때문에 정말 편하다. 슈리역에서 남쪽 출구로 나가면 된다.
혹시 짐을 가지고 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역의 코인락커를 이용할 것.
역에서 나와 쭉 직진하면 된다.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가는 길에 비가 추적추적..

 

두둥! 류큐 사보우 아시비우나(琉球茶房 あしびうなぁ).

정원이 예쁘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평소 줄을 서기도 한다는데 방문하기로 한 날은 어쩐지 손님이 적다 했다...
입구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 그런데 입구에서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무려 오징어 먹물 소바가 다 떨어졌다는!!! 점심시간이었는데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왠지 이날 취급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간 건데.. 그길로 돌아나와 오키나와 소바와 돼지갈비를 같이 먹는다는 '호리카와 소바'를 찾아갔다. 그런데 거기는 자판기에 현금만 받는데, 마침 돌아오는 날이라 현금이 똑! 떨어졌다는.. 눈물을 머금고 아시비우나로 되돌아 왔다.
식사를 하면서 모래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게 강점. 교토에서 모래정원을 만끽하고 온 나에게는 감흥이 덜하지만, 교토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만족할만한..  
복도는 고풍스럽고..
신발을 벗고 들어오지만, 실내에도 입식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친절히 한글로 설명이 곁들여 있어서 주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키나와 소바 정식(800엔, 약 8천원). 오키나와식 약밥과 가벼운 반찬이 곁들여 나온다. 흰쌀밥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약밥이 훨씬 나을 듯.
오키나와 소바는.. 듣던 대로 맛이 없었다. 국물도 밍밍하고 면도 밍밍하다. 뭔가 김치라도 곁들이고 싶은 느낌이랄까? 제주 고기 국수는 정말 맛있게 먹었었는데.. 오키나와 지방의 유명 음식이더라도 굳이! 꼭! 먹지 않아도 되겠다는 후기가 이해가 갔다.   
모즈쿠는.. 한숨이 나왔다. 어제 마츠모토에서 먹는 모즈쿠와 천지 차이쯤. 향도 비리고 상큼함도 덜하다. 함께 나온 미역 줄기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흑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1250엔, 약 12000원). 단품이 비싸서 그런지 회가 곁들여 나왔다. 회는 무난히 괜찮은 편.
흑돼지고기는 우리나라 돼지 갈비나 불고기와 맛이 비슷하다. 소스가 강하니 굳이 흑돼지 고기인지 아닌지 차이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게 아쉽다.
다른 곳에 들러 후식을 먹을 여유가 없어 200엔(2000원)을 추가하고 샤베트 주문. 오키나와 특산 시콰사로 만든 샤베트 같은데,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다.

 098-884-0035 / 2-13 Shuritonokuracho, Naha, Okinawa Prefecture 903-0812
영업시간 - 오전 11:30 ~ 오후 3:30, 오후 5:30~10:30

음.. 오징어 먹물 소바를 먹어보지 못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굳이 일부러 찾아와야할 맛집은 아닌 듯. 오키나와 먹방의 유일한 실패작.  

식당을 나와 슈리성 주변을 살짝 산책했다.

비행기 시간에 쫓겨 살짝만 돌아봤지만, 굉장히 넓은 곳이며 오키나와의 아픈 역사를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신나게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먹방을 즐겼지만, 마지막 날은 삽질로 마무리를 하는 구나.. 이렇게 오키나와 여행기를 마친다.


덧글

  • 찬별 2015/02/05 20:51 #

    사진만으로는... 이보다 더할 수 없이 맛있게 생겼네요 -_-;;

  • 미친공주 2015/02/10 11:00 #

    사진발에 속지마세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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