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카메라 Canon D30 수중 촬영 후기 잡담

바다 생물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취미인 나. 그러나 수중 촬영은 정말 만만하지 않다. 카메라를 들고 다닐만큼의 다이빙 스킬을 익히는 것은 기본. 게다가 수중 카메라는 두 종류가 있단다. 물 먹은 카메라와 물 먹을 카메라. 일반 카메라에 방수 하우징을 씌워서 촬영을 하는데, 최신 버전의 카메라가 나올 수록 하우징까지 같이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허리가 휜다. 하우징이 고장 나 새로 샀더니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일도 ㅠㅠ

그런데 이런저런 걱정 거리를 해소해줄만한 방수 카메라가 등장했다. 보통 레저용으로 수중 10M까지 촬영이 가능했던 여타 카메라와 달리 수중 25m까지 촬영이 가능해 일반적인 펀 다이빙을 즐기는데 용이한 캐논 D30이다.

사실 이 녀석이 풀린 건 지난 여름. 다이버들을 모집해 리뷰를 작성하는 이벤트를 벌였던 모양인데, 나는 이미 이른 여름 휴가를 다녀온 이후라 체험단에 미처 응모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체험단의 대부분이 쓴 허접한 리뷰에 좌절. 이 카메라를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난 갈등을 했었다. 원래 동생에게 캐논 s100 카메라를 빌려 사용했었는데, 마침 동생과 같이 다이빙 투어를 갈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장만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녀석의 외관이 주는 첫 느낌은 한마디로 작지만 튼튼하다는 것이었다. 크기는 캐논 파워샷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낙하 2m 충격도 흡수가 가능하단다. 버튼 조작이나 그립감은 몹시 투박한데, 바닷 속에서 장갑을 끼고 조작할 때는 몹시 편하다. 전적으로 수중용이 맞다.
어떻게 방수가 될까가 궁금했는데, 의외로 단순하게 고무로 처리된 여닫이 때문이었다.

물론 배터리를 끼고 뺄 때가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지만, 수중에서 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확인이 되었다. 게다가 뭔가 묻었을 때도 수돗물로 샤워를 시킬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리트. 고무로 둘러진 부분에 이물질이 끼지 않은 것만 확인을 잘 하면 카메라 침수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카메라가 침수되었다고 해도 다시 지를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인 것도 장점)

수심 25미터를 넘어서면 버튼 조작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카메라가 당장 망가지는 건 아닌 듯. 대부분의 펀 다이빙은 수심 25미터 이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용도가 아니라면, 혹은 서브 카메라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없는 카메라인 건 분명하다.

화이트 발란스를 맞추지 않고도 수중모드로 수중 5~10미터 수준에서는 꽤 괜찮은 색감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깊어지면 자동 화이트 발란스로는 푸르딩딩한 사진을 건지게 된다. 그럴 때는 촬영용 손전등과 같이 해도 괜찮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다.

수중 모드로 촬영한 사진
수중 모드에서 후레쉬를 비추고 촬영한 사진
수중 모드로 촬영한 사진
수중 모드에서 후레쉬를 비추고 촬영한 사진

 

역시 수중 사진은 빛과의 전쟁이다. 선명도는 비슷하지만 색감 하나로 전혀 다른 사진을 얻어낼 수 있다.  

수중 모드로 촬영한 사진
화이트 발란스를 맞추고 찍은 원래 색깔.

 

붉은 빛깔이 바닷 속 깊이까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깊은 바다로 들어갈 수록 보이는 것은 죄다 푸르딩딩하다. 이 때 카메라의 화이트 발란스 기능으로 하얀색을 인식하게 하고 그에 맞는 칼라로 촬영을 하면 원래의 색깔을 찾을 수 있다. 깊은 바다일 수록 화이트 발란스를 맞춘 카메라 속 화면이 더 예쁘게 보인다. (대신 화이트 판을 별도로 달고 들어가야 하고, 깊이마다 색감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은 있다) 

수중 모드로 촬영한 사진

 화이트 발란스를 맞추고 찍은 원래 색깔.

그러나 이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동영상 촬영이다. 기존의 파워샷 시리즈는 촬영 모드, 동영상 모드를 계속 설정을 바꿔가며 촬영을 해야 했다. D30은 외부에 동영상 촬영 버튼이 있다. 설정을 바꾸지 않고 바로 촬영이 가능한데, 재빠르게 도망가는 바다 생물을 촬영할 때 더없이 매력적인 장점이다. 게다가 화이트 발란스를 맞춘 상태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면 색감도 좋은 동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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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 이내의 깊이에서 화이트 발란스가 맞춰지지 않은 영상

화이트 발란스를 맞추고 찍은 동영상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파워샷 시리즈에 비해 물 속 부유물이 더 선명하게 나오는 느낌?

시야가 안좋고 부유물이 많은 곳에서는 피사체를 죄다 가려버릴 정도로 하얀 점들이 난무하다. 흔들리기도 흔들렸지만..

파워샷 s100으로 찍은 새우

캐논 D30으로 찍은 새우

접사가 어느 정도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파워샷 s100보다는 약간 덜 선명하게 느껴진다. 정말 초 소형 마크로를 찍을 때는 약간 속터진다. 하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 어마어마한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시 마크로 촬영은 조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의 여부와, 나의 다이빙 스킬 및 집중력, 시야및 부유물 등의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전문가가 아닌 취미 수준이고, 귀차니즘에 똑딱이만 사용하고 있는 나에게는 베스트 아이템. GPS 로그 기능이 있지만 배터리가 소진되니 사용하지 않았고, 스마트 오토 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화이트 판 없이 화이트 발란스를 맞출 수 있다는 리뷰를 보았는데, 당췌 찾을 수가 없다. 흑흑.

결국 나도 허접한 사용 후기인건가... 여튼 수중 카메라를 처음 써보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을 카메라. 하지만 조금 더 기능이 업그레이드 된 후속 카메라가 기대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