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을 쫓아 희번덕 거리는 눈동자 '나이트 크롤러' 조조할인

그래서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는게 아니었다. 특히 결말이 중요한 게 아닌 '나이트 크롤러'같은 영화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것이 거의 전부에 가깝다. 아무 정보 없이 봤으면 조금 더 재미있었을 영화, 그러니 혹시라도 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지 않기를 추천하고 싶은 '나이트 크롤러'를 소개한다. 

*** 스포일러 조금 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제이크 질렌할의 눈동자일 것이다. 깡마른 몸, 웃음기 없는 표정, 어딘지 구부정해보이는 걸음걸이, 그 모든 것에 방점을 찍는 퀭하고 희번덕 거리는 눈동자. 다른 영화에서 그를 만났던 사람이라면 그의 변화에 아마 놀랐을 것이다. 

주인공 루 블룸(제이크 질렌할)은 마치 감정이 없는 로봇같은 소시오 패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정보를 습득하고 그 정보에 맞게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긴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열정적이고, 목표에 가장 빠르고 경제적으로 도달하는 부분은 감탄할 만 하다. 그러나 동시에 가치 판단 기준에 도덕이나 인정이라고는 전혀 없다. 인간적인 냄새를 제거한 그의 이론과 행위는 설득력이 높지만, 동시에 설득 당하고 있는 것에 죄책감이 느껴진다.  


정작 주인공 루 블룸은 자극을 쫓는 부류가 아니다. 정작 본인은 쾌감을 느낄 수 없는 인간이다. 단지 사람들이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그 입맛에 맞는 컨텐츠를 생산해 낼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는 것은 죄책감과 두려움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다. 어딘지 아이러니하다.  
 
우리는 이따금 그와 비슷한 눈을 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무언가에 홀린다는 말. 무언가에 홀린 사람의 눈빛은 굳이 살이 빠지거나 다크 아이브로우로 범벅해놓지 않아도 '희번덕'거리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딘가에 홀려있다. 돈에, 스마트폰에, 성(性)에... 이 영화가 스릴러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자극를 쫓는 이들과 그것을 방조하거나 독려하는 이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영화적 재미만으로 평한다면 어딘지 아쉬운 부분은 많다. 클라이막스가 약하고 결말은 허무하다. 물론 이 영화는 권선징악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는 아니다. 공포스러운 장면은 거의 없다. 주인공의 '생각'을 듣는 것이 가장 공포스럽다. ㄷㄷㄷ

별점 5개 만점에 3.5점. 볼만은 했지만 두번 보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덧글

  • 2015/03/05 00: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3/05 09:2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