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득 셰프의 식당 'July' 디너 코스 바람이야기

올리브쇼부터 냉장고를 부탁해, 마리텔 아재 개그 등등..
방송가에서 한창 활동 중인 오세득 셰프의 프렌치 레스토랑 'July'에 다녀왔습니다.
정통 프렌치 느낌보다는 약간 퓨전의 느낌이 강했어요.
물론 오세득 셰프도 실물로 볼 수 있었습니다. (티비랑 똑같....)

예전에 수요미식회 셰프 특집 때 극찬을 받길래 대체 어떤가 해서 가보려고 했더니
일단 예약 전화가 안됩니다.. 계속 통화중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식사 시간대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것 같았어요.

어렵게 사전 예약을 하고 가게 되어, 큰 맘 먹고 제일 비싼 '셰프 테이스팅 코스'를 먹어보기로 합니다.
줄라이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로 가격은 15만원.
눈으로도 먹는 음식, 사치스러운 식재료의 총집합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해요.

전채 - 핑거푸드 3종이 커다란 나무 도마(?)에 받쳐서 나옵니다. 아기자기 예뻐요.
샐러드를 올린 스콘은 약간 디저트 느낌 같은 의외성이 있었고, 요즘 티비에 자주 나오는 아란치니(주먹밥 튀김)는 쪼깐한 녀석이 고소하고 든든하네요. 말린 햄이 곁들여진 라따뚜이가 그나마 익숙한 느낌의 전채였고요.

식전 빵 - 일단 버터 접시에 눈길이.. 까만 팔레트에 하얀돌이 손잡이에요. 담백한 곡물 빵은 평범한 편이었는데 버터 접시로 인해 더 맛있게 느껴지는 느낌.

가리비 카다이프롤 - 카다이프라는 얇은 면으로 말아 튀긴 가리비인데.. 파삭한 식감과 바다향 가득한 부드러운 가리비의 조화가 환상!

농어 부야베스 - 게살이 발라져 있는 생선 스튜에요. 농어 껍질이 바삭쫄깃하면서 묘한 식감을 줍니다. 제 입에는 살짝 간이 있었던 음식.

푸아그라 - 난생처음 먹는 푸아그라. 푸아그라를 만드는 과정 때문에 썩 좋아하지 않는 식재료인데, 왜 사람들이 먹는지는 알것 같아요. 입안에서 바로 녹아버리는 느낌과 간이 주는 그 묘한 진한 맛! 곁들여진 살구 퓨레와 빵가루 때문에 간에서 느껴지는 살짝 역한(?) 맛을 눌러줘서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먹지는 않을 듯 합니다. 한번 맛봤으면 됐죠 ㅎㅎ

바닷가재 리조또 - 가장 아쉬웠던 음식이기도 해요. 바닷가재는 역대급으로 맛있었고, 고대미 리조또도 독특한 식감이며 다 좋았는데 얹어진 성게알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메인 - 채끝 등심과 양갈비 중에 선택할 수 있어요. 양갈비는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평생 먹어본 양갈비중 단연 최고로 꼽겠어요. 등심도 등심같지 않게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고기고기 스테이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약간 아쉬울지도요. 설명이 어려운데.. 여기 스테이크는 고기고기가 아닌 요리요리 느낌이거든요.

아이스크림 - 단연 컬쳐 쇼크를 느끼게 한 로즈마리 아이스크림입니다. 아래에 오이랑 샐러리로 만든 셔벳이 깔려있는데 그것만 먹으면 녹즙먹듯 역한(?) 느낌마저 올라오는데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으면 묘하게 입안이 시원하고 싹 헹궈지는 느낌이 들어요. 디저트를 먹어온 역사 이래 이런 신선한 조합은 처음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호불호는 확실히 갈리겠어요. 싫어하는 사람은 엄청 싫어할 듯 ㅋㅋ

커피와 프랑스 생과자. 커피잔 마저도 한폭의 그림같네요. 생과자는 겉에만 살짝 머랭이 둘러진 것 같은데 달지 않고 담백합니다.

전체적으로 음식 조합이 부드러움+바삭바삭의 느낌이에요.
음.. 셰프 테이스팅 코스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경험적으로 한번이면 충분할 것 같고
(물론 프렌치 치고는 꽤 배가 부른 코스이기도 합니다만...)
배도 배지만 혀도 혀지만, 눈이 즐거운 건 단연 인정!!
가성비로는 주말 코스 등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물론 특별한 날 가기에도 좋은 레스토랑이긴 합니다...